1. 멍하니
날 잘 잊냐는 암풀을 묻고
날 잊는다며 다짐을 하고
무뎌진 마음이 다시 두근거릴 때면
그 기억 속에 손을 더듬어
이유 없이 웃기도 하고
이유 없이 울기도 하지
사랑을 멈추면 아픔도 멈추겠지
사랑을 멈추면 미움도 멈추게
그게 안돼 그리움만 커져가
커질 것처럼
넘쳐버린 슬픔을
괜찮다며 숨기곤 해
거짓말인데
다 버리고 또 버려왔는데
어느새 쌓인 오랜 기억들
이젠 지워도 지울 수 없단 걸 이제야 알았어
차라리 곁에 두기로 했어
말 없이도 좋았던 날들
서로 기대 웃었던 날들
숨쉬는 모든 게 거짓말이었기를
보이는 모든 게 꿈이었었기를
기도했지 돌아갈 수 없냐고
그때 그날로
넘쳐버린 슬픔을
괜찮다며 숨기곤 해
거짓말인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