떠날 수가 없어요
이 자리에 서서
물이 내린
굵은 나무처럼
그대 떠난 곳에서 한 걸음만 움직여봐도
발이 아파와요
계절이 아무리 나를 지나도
내 가지조차 꺾지 못하죠
언젠가
그대 돌아오는 언젠가
다시 나를 찾는 언젠가
반드시 올 그날 날 찾을 수 있게
제 두 팔을 더 벌리고 대지를 굳게 딛고 그댈 향해 난 자랄 거예요
눈물이 날 때마다 내 안으로 가득 삼켜봐요
내게 물을 주듯
우리 추억도 내겐 한여름의 햇살과 같죠
날 자라나게 하죠
그대 뒤를 따라 걷진 못해도
그대
실그늘을 준비하죠
언젠가 그대 돌아오는 언젠가
다시 나를 찾는 언젠가 반드시 올 그날
날 찾을 수 있게 내 두 팔을 더 벌리고 대지를 굳게 딛고 그댈 향해 난 자랄 거예요
목을 드는 타는 여름도 사르르 내는 겨울 바람도 난 견딜 거예요
이 자리에 서서
뺏을 수 없죠 빗줄이 마르기 전에
기를 기다려요
이 자리에 서서