함성 꽉 찬 공연을 끝내고 오는 길
텅 빈 정류장은 반갑게 날 맞이하지
바닥에 펼쳐있는 수많은 감정들 중에
빗자루로 치우지 못한 외로움을 줍는
의심 가득 찬 눈으로 보지마
제발 내가 아프단 걸 몰라줘 우리 박
세상은 힘내란 말이 힘을 보탤 수 있을까
곱씹어 뒤집어 봐도 결국 내 힘만 남잖아
웃기지도 않는 농담에 웃음 짓고
최신 유행어를 어설프게 따라해도
왜 난 행복하지 못한 걸까
그러면서도 굳이 술자리에 나가는 이유는 왜일까
나만 뵀던 한 무인도에 갇혀있나 아니면 사람 사는 섬에 나만 갇혀있나
물음표로 끝난 말인데 대답은 물음표 요즘은 뭐라도 뺏기 위해서 숨을 쉬어
제발 내 방 문을 닫지마
나를 데려가
내게
집이지라도
잠시 뿐이야
어느 날을 찾아왔을 때 눈을 감으면
계속 멀어지잖아 깊은 밤 나는 뭐하잖아
저 골목길을 돌면 어릴 적 천원 한 장에 울고 웃던 친구들이 나올 것 같은데
일부러 지갑을 열어도 이젠 아무도 없네 돈으로 사랑 감정도 사는데 나만 왜
해가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하지만 돈을 잃은 사람한텐 그 말도 사치야
어디든 데려가 받아 내 술값든 지갑 내가 잘할게 제발 나를 두고 가지마
제발 내 방 문을 닫지마 나를 데려가
사람 탄상이 보여
눈을 뜨면 시끄러운 동네 주민도 살갑게 보여 밤새 얼뜻고요 가던 옆집 중년 부부도 손잡고 걸어가네 모두 살만해 보여
난 그저 사랑이 받고 싶었을 뿐인데 어린이 품에 안긴 인형도 날 피웁고
있네 누구에겐 한마디가 지루한 신앙송 또 누구에겐 숨구멍 트이는 비난처